우리는 앞선 글에서 개인들이 어떻게 의사결정을 하고 또 상호작용하는지 알아보았습니다. 이런 개별적 의사결정과 상호작용들이 모여 '국가의 경제'를 이루게 됩니다. 이번 글에서 다를 원리는 국가 경제가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대하여서입니다.
기본원리 8. : 국가의 생활 수준은 생산 능력에 달려있다.
전 세계적으로 비교해볼 때, 국가 간 생활 수준의 차이는 엄청납니다. 2000년 미국 1인당 국민소득은 3만 4천달러였습니다. 그에 반해 멕시코는 8790달러, 나이지리아는 800달러였습니다. 이렇게 커다란 소득 격차는 삶의 질을 보여주는 다른 지표에서도 여실히 나타납니다. 이에 따라 각각 나라의 국민들은 생활 수준에서도 많은 차이를 보여줍니다. 고소득 국가의 국민들은 더 많은 소비를 하고, 더 좋은 영양상태와 의료혜택을 받으며, 이에 따라 평균수명도 더 깁니다.
과연 무엇이 이렇게 국가 간에 혹은 오랜 시간에 걸쳐서 국민소득의 차이는 가져올까요? 해답은 간단합니다. "국민 생활 수준의 변화는 거의 모든 경우 국가 간 생산성(Productivity)의 차이에 기인합니다. 생산성이란 한 사람이 한 시간 일해서 만들어낼 수 있는 재화와 서비스를 말합니다. 여기서 발생하는 차이가 각 국가 간 많은 생활 수준의 차이를 가져옵니다. 당연히 단위 시간당 근로자가 생산해낼 수 있는 재화와 서비스의 양이 많은 나라에서 대부분 높은 생활 수준을 누리고 있고, 근로자의 생산성이 낮은 국가에서는 결핍은 일상이 되었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한 나라의 생산성 증가율이 그 나라 국민의 평균소득 증가율을 결정합니다.
생산성과 생활 수준의 관계는 비교적 간단합니다. 생산성이 생활 수준을 결정하는 가장 큰 변수이므로, 다른 변수들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집니다. 현재 미국 근로자에게 최고의 혜택을 가져다준 것은 생산성의 향상이었습니다. 반대로 국민의 소득 증가가 둔화하였다면 이는 생산성 둔화가 이유일 것입니다. 생산성과 국민 생활 수준의 관계는 정부가 펼치는 정책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정부의 정책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고민해보고자 한다면, 먼저 그 정책이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를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생활 수준을 향상하는 가장 확실한 정책은 생산성 향상이고, 잘 교육받은 근로자들이 좋은 장비와 기술로 생산활동에 임하도록 보장해주면 생산성은 향상될 수밖에 없습니다.
기본원리 9. : 통화량의 증가는 물가의 상승을 유발한다.
1921년 1월에 독일 일간신문의 가격은 0.3마르크였습니다. 그러나 1922년에는 그 신문 가격이 7000만 마르크가 되었습니다. 이것은 경제사상 가장 기록적인 인플레이션, 즉 물가수준의 전반적인 상승 현상 입니다. 이것이 비단 과거에만 존재하는 현재에는 볼 수 없는 현상일까요? 최근에는 베네수엘라가 이와 같은 문제에 빠졌습니다. 국제통화기금 자료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연간 물가상승률은 2015년 처음 세 자릿수에 접어들고, 2016년 254%, 2018년엔 무려 6만 5374.08%에 달했습니다. 높은 인플레이션은 사회적으로 큰 비용을 유발하고 더 나아가 국가 경제의 파탄에 이르게 할 수도 있는 만큼 물가상승률을 억제하는 것은 어느 정부에게나 중요한 과제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까요? 높은 물가상승률이든, 지속되는 물가 상승이든, 그 기저에는 통화량의 증가라는 원인이 숨어있습니다. 정부가 통화량을 크게 늘리면 화폐 가치가 떨어지게 됩니다. 베네수엘라의 초인플레이션은 통화량의 급격한 증가 탓이었습니다.
기본원리 10. :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과 실업 사이에 상충관계가 있다.
정부가 통화량을 증가시키면 물가가 상승합니다. 단기적으로는 실업률이 낮아집니다. 이와 같은 인플레이션과 단기 실업률의 상충관계를 처음 밝혀낸 학자의 이름을 따 필립스곡선(Phillips curve) 관계라 합니다.
필립스곡선 관계는 아직 경제학자들 사이에 논쟁이 진행되고 있는 주제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대부분의 학자는 인플레이션과 실업 사이에 단기적으로 상충관계가 있다는 데 동의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1~2년 정도의 단기간에는 정부의 경제정책이 인플레이션과 실업을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게 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실업과 인플레이션의 상충관계는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지만, 그 과정은 여러 해가 걸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필립스곡선 관계는 경제문제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필립스곡선은 경기순환을 이해하는 데 중요합니다.
경기순환(business cycle)이란 고용 인구나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량과 같은 경제활동을 나타내는 지표들이 주기적으로 변하는 현상을 말하는데, 이 변화가 대체로 불규칙적이고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이때 정부의 정책담당자들이 필립스곡선 관계를 이용하여 정책 수단에 유용하게 활동할 수 있습니다. 정부지출이나 조세 규모, 또는 통화량을 조절하여 단기적으로 실업과 인플레이션을 선택적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앞선 글에서 정리한 내용까지 최종적으로 정리해보자면
◎ 사람들은 어떻게 결정을 내리는가
1. 모든 선택에는 대가가 있다
2. 선택의 대가는 그것을 얻기 위해 포기한 그 무엇이다.
3. 합리적 판단은 한계적으로 이루어진다.
4. 사람들은 경제적 유인에 반응한다.
◎ 사람들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가
5. 자유 거래는 모든 사람을 이롭게 한다.
6. 일반적으로 시장이 경제활동을 조직하는 좋은 수단이다.
7. 경우에 따라 정부가 시장성과는 개선할 수 있다.
◎ 국가 경제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8. 국가의 생활 수준은 생산 능력에 달려있다.
9. 통화량의 증가는 물가의 상승을 유발한다.
10.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과 실업 사이에 상충관계가 있다.
경제학은 여러 가지 이론이 다양한 문제에 적용되는 학문이지만 기본적으로 위와 같은 몇 가지 기본원리에 근거한 학문입니다. 아무리 복잡하고 어려운 경제분석일지라도 위의 기본원리에 충실하다면 이해하는 데 조금 더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다음 글에서는 거시적 관점에서의 경제학 모형에 대해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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